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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0일부터 대학로 정보 소극장 무대에 오른 극단 차이무의 <슬픈 연극>은 제목에서 이미 관객들에게 '과도한 친절'을 베푼다. 게다가 정보 소극장에서 티켓을 배부하는 직원들은 입장하는 관객들에게 일일이 티슈를 나눠 주며 "공연 보시다가 눈물 닦으세요"라고 '확인 사살'(?)까지 해버린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부터 안팎으로 '슬픔'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까 오히려 어떤 반전이 숨어 있을지 모른다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그러나 <슬픈 연극>에 그런 반전은 없다. 과연 얼마나 슬프길래 <슬픈 연극>은 그렇게 자신있게 슬픔을 강조했던 것일까?
<슬픈 연극>은 입장할 때 나눠준 티슈를 손에 꼭 쥔 관객들을 허무하게 하려는 듯 거실의 탁자를 고치려고 엉덩이를 쑥 내민 남편 장만호(박원상 분)에게 부인 심숙자(문소리 분)가 장난스럽게 '×침'을 놓는 재밌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화초를 가꾸는데 온갖 정성을 들이는 남편의 취미를 구박하는 아내와 불과 몇 초 전에 말한 것도 기억 못하는 아내의 건망증을 나무라는 남편. 학원에 간 두 아이를 기다리는 평범한 부부의 일상적인 저녁 모습이다. 그러나 이 부부는 그리 평범하게 살고 있진 않다. 어딘가 모르게 힘이 없어 보이는 남편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떠나야 하는 현실이 한없이 미안한 남편과, 그런 남편이 가장 힘들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아내는 서로를 위해 자신의 아픔을 가슴에 묻은 채 태연한 척, 또 그렇게 하루를 보낸다. <슬픈 연극>은 2인극이지만 부부의 대화에 이어 각자의 독백을 보여 주는 이른바 '트윈-모놀로그' 형식을 취하고 있다. 관객들은 남편과 아내의 독백을 통해 처음 만난 날, 첫 데이트, 쉽지 않았던 결혼, 떨어져 살아야 했던 신혼 생활 등 부부의 사랑 이야기를 모두 들을 수 있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처음으로 데이트를 했던 다방이 신촌에 있었는지 명동에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남편과 아내는 서로에 대한 감정을 여전히 애틋하게 느끼고 있었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그렇게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 버린 남편과 아내. 부부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찍는 둘 만의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었다.
문소리, 10년 만의 연극 나들이... 박원상과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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