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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일상에서의 값싼 넋두리
늘푸른재가노인복지센터
2009. 9. 18. 10:55
물뿌리는 참 편리한 청소차가 지나가면
잠시 열이 내리다가
다시금 달아오르기가 마치 갱년기 아짐 홧병 도지듯이 하던 여름
그 여름이 건너가고 있다.
새벽잠이 참 달디달던 청포도 같았는데...
이제는 새벽이슬이 맑고 싱그러워 ,살그머니 논길을 따라
누렇게 숙여가는 벼사이로 폴짝거리는 메뚜기며 ,
어제 산책길에 옆집 사내아이 머리통 만한 고구마를 캐낸 자리에
다시금 흙을 고르고 90일 배추를 종종이 심어 두었는데
배추벌레 애벌레도 아닌것이 풀무치,여치란 놈들이
내 알량한,아직 채 떡잎도 못가린 배춧잎을 여기 저기 구멍을 내어 놓고 있지만
그 또한 내 아침 산책길의 소중한 벗이다.
딸아이 선물로 사들고온 제법 값 나간다는 등산화가 붉은 황토흙으로 범벅이 되어
현관에 들어오지 못하고,아파트 복도 귀퉁이에서 날을 보내지만
돌아와 커피 한잔을 저어 내 오랜 친구 앉은 뱅이 탁자에 널려있는 활자들과
함께 입속 가득 음미하며 ....
세월의 때가 시간의 틈바구니마다 엮여서
커피향은 입안 가득..상쾌함을 전해주지만 소망처럼 머릿속을 맴돌고 배회하며
자리잡지 못하는 활자들은
내 몫이 아닌듯 나도 방관자가 되어 두손을 높이 올려 기지개 한번 켜고
욕실로 간다.
이럴땐 그저 분이가 올려둔 '사랑이 詩 로 변할때' 수봉씨 처럼
그래 사랑은 정말 어렵지그래 축복이길 바랬지......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머릴 털고 청바지를 입고 일상처럼
아이들을 만나러 가면 되지
.
.
.인생 뭐~별거 아닌걸 *^^*
출처 : 서울봉래초등학교61회
글쓴이 : 이윤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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